알겠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자리로 돌아가셔도 좋습니다.
존경하는 도의회 의장님, 그리고 선배ㆍ동료 의원 여러분!
일전에 모 일간지에서 파산부 판사가 본 망하는 기업의 특징이라는 칼럼을 본 적이 있습니다.
여기에 보면 법정관리 기업이 회생하거나 파산하는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대표자의 경영자세라고 합니다.
대표자의 경영자세는 회사 존립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당연한 얘기죠.
필자가 거기에서 이런 얘기를 합니다.
“국밥집조차 주인이 가게에 늘 나와 있는 집과 그렇지 않은 집의 맛은 천양지차(天壤之差)다.”라고 하면서 회생기업의 대표이사는 회사의 내부사정은 물론이고 약점까지도 소상히 알고 있는 반면에 파산기업의 CEO는 회사의 내부사정을 잘 몰라서 신문에 대한 답변까지도 대부분 참모에게 의지한다고 합니다.
저는 이 글을 읽고 우리 강원도의 현실을 곱씹어 보았습니다.
주인이 가게에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국밥집 국밥 맛이 달라지는데 강원도정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조직이 삐걱거리는데 그 운영시스템이 알아서 조율한다고 합니다.
게다가 세계를 향한 거대 비전은 국가비전인지 강원도비전인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이것이 정말 150만 강원도민에게 어떤 의미가 있겠습니까?
존경하는 강원도지사와 공직자 여러분!
뗏목 타고 고기 잡는 어부에게 10년, 20년 후의 원양어선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10년, 20년 후가 되면 지금의 뗏목 어부는 이미 노동력을 상실한 노인이 되었거나 아니면 해기사 자격증이 없어서 원양어선을 타지 못할 확률이 훨씬 높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강원도지사와 공직자 여러분!
여러분이 진정 뗏목 어부를 위한다면 미래의 원양어선보다는 내일의 발동기 보급에 힘써 주십시오.
발동기는 뗏목의 이동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가 있어서 어쩌면 당장 내일의 어획고를 배가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원양어선은 그 실현 자체가 불투명합니다.
어쩌면 미래의 원양어선은 현 세대에게는 거짓말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미래 세대를 위한 원양어선은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강원도정 수준에서 대놓고 약속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우리 도민들은 4년 내 강원도가 동북아의 경제중심지가 되고 첨단산업의 중심지가 되리라 굳게 믿고 확신에 찬 신념으로 지사님을 선택하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이러한 것은 지사님 의지대로 모두 가능한 것은 아니지 않겠습니까.
저를 포함한 대다수 강원도민들은 강원도의 재정 상태가 열악하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권한 역시 중앙정부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미약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지사님께 경천동지(驚天動地)할 업적을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비록 열악할지라도 납득할 만한 일을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정체성 있는 강원행정, 또 실현 가능한 강원행정이 되도록 도지사를 비롯한 공직자들께서는 본연의 업무에 대해 고민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존경하는 최문순 도지사님, 400여 년 전에 이순신 장군에게는 12척의 배가 남아있었습니다.
지금 지사님께는 3년의 시간이 남아있습니다.
지사님 임기의 70%가 남아있는 셈입니다.
이 시간이면 정체성 없이 흔들리는 이 강원도정을 확고한 반석 위에 올려놓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라 여겨집니다.
부디 초심을 잃지 마시고 오로지 도민만을 바라보면서 소득 2배, 행복 2배를 향한 옹골찬 행보를 가슴 가득 기원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