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강원도민 여러분!
평창 출신 더불어민주당 윤석훈 의원입니다.
오늘 제가 드릴 말씀은 지역어 조사의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렸을 때 달고나 뽑기 해 보셨습니까?
뉴스 보셔서 다들 아실 텐데요, 요즘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예전에 아이들이 시장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서 침을 묻혀 가며 모양을 온전하게 떼어 내려고 애쓰던 뽑기를 전 세계인이 하고 있습니다.
시골 운동장에서, 도시 주택가 골목에서 우리 아이들이 하던 놀이에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자료화면 띄움)
미국의 사회학자 샘 리처드 교수는 대학 강단에서 이런 말을 종종 한다고 합니다.
“한류와 BTS를 모르고는 21세기 시장경제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한국은 이제 세계적인 문화 강국으로서 세계 문화 산업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은 이유는 우리 안에 있는 가장 우리다운 것을 찾아서 세계무대에 선보였기 때문입니다.
샘 리처드 교수는 문화의 중심에 있지 말고 변두리로 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문화의 중심이나 정상에 있는 사람들한테 영향을 받지 않는, 변두리에서 그들만의 고유한 무언가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역동적인 창의성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언어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어도 이제 더 이상 중심 언어에 한정하지 말고 변두리 언어들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오늘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지역어 역시 중심이 아닌 변두리에 있는, 그러나 지역 문화와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무언가를 담고 있는 언어입니다.
지역어라고 하면 사투리나 방언이 먼저 떠오르실 겁니다.
그런데 지역어는 개념상 사투리나 방언과는 조금 다릅니다.
우선 사투리는 표준어와 대립적으로 쓰는 용어로 표준어가 아닌 말입니다.
방언은 사투리의 개념을 포함하면서, 한 언어에서 사용지역 또는 사회계층에 따라 분화된 말의 체계로서, 언어체계를 기준으로 그 언어가 사용되는 지역사회를 나누는 방언 구획을 통해 구분됩니다.
이에 비해 지역어는 어떤 한 지역의 말을 가리킵니다.
방언 구획과는 관계없이 부분적인 어떤 지역의 말을 조사할 때 그 지역의 말을 이르는 것입니다.
방언과 달리 언어체계를 기준으로 나누지 않고 지역에 따라 나누기 때문에 지역의 크기와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대부분 가족들에게 첫 말을 배웁니다.
“어데 갔댔나?”, “날씨가 춥당가?” 같이 지역어가 바탕이 된 그런 말들입니다.
그리고 그 지역어를 사용하여 지역사회 공동체 안에서 자연스럽게 의사소통을 합니다.
그러다가 학교에 가면 상황이 조금 달라집니다.
학교 국어 교육에서는 표준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그 과정에서 자칫 지역어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기도 합니다.
지역어의 위상을 격하시키고 편향적 가치 판단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현재 일부 지역에서는 지역어의 존립이 위협을 받거나 세대 간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MBC에서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사투리의 눈물’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지역은 더 이상 변두리가 아닙니다.
이제 소통의 효율성, 전체성을 우선시하는 표준어에 비해 홀대를 받던 지역어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습니다.
지역어가 살아 숨쉬는, 다음 세대의 목소리로 생동하는 말이 되는 지역은 지역의 고유한 정신과 풍부한 문화 관습, 생활방식을 간직한 역동적인 창의성의 원천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문화적 다양성은 언어 다양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합니다.
한류는 세계의 여타 언어와 차별화된 한국어의 아름다운 토양에서 자라났습니다.
달고나, 뽑기, 띠기, 떼기, 국자, 쪽자 등 지역어를 조사해서 기록하는 일은 지역 문화와 지역민의 삶을 건강하게 이어가는 일이자 한국어란 보고를 새롭게 채우는 일입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