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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지자체 청년 주류화 정책, 선택이 아닌 필수다
닉네임 홍천 귀향청년 작성일 2022-12-08 조회수 234
허은희(홍천 청년단체 홍청망청 대표) 

필자는 홍천군에서 2021년 여름부터 ‘홍청망청(홍천 청년 희망 청춘)’이라는 청년 단체를 운영해 오고 있다. 홍천에서 나고 자란 원주민이지만 20살 이후 10여 년간 타지에 나가 살다가 작년 초 11년 만에 고향 홍천에 돌아와 1년 이상을 쭉 살아 보았다. 홍천은 말 그대로 청년 정책의 불모지였다. 다른 강원 지자체에는 다 있는 ‘청년 기본조례’가 홍천에는 없었으며 ‘청년’만을 위한 정책은 2019년 제정된 청년창업 조례에 기반을 둔 창업 지원금 사업뿐이다. 그 외에는 타지로부터의 농업인 유치와 인구 유입에 관한 정책들이 있다. ‘왜 홍천에 이미 살고 있는 청년들의 놀 거리나 자기개발의 기회 등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정책은 없지?’ 하는 의아함이 들었다. 그 계기로 청년 공동체를 만들어 외부 공모사업을 통해 홍천에서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들을 기획하고 청년모임을 개최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그동안 지원받은 1430만 원 중에 홍천군에서 받은 건 50만 원에 불과했다. 대부분 춘천에 있는 강원살이, 춘천사회혁신센터, 강원도를 통해 지원을 받았다. 

1년 넘게 홍천에 살아 보니 홍천에는 청년 정책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지역의 모든 정책과 사업, 그리고 행사들이 청년층에 대한 배려와 고민이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지역의 공무원들은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고 없으니까, 어차피 아무리 불러도 안 나오니까, 그들은 관심이 없으니까’라는 편견을 가지고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건 잘못된 믿음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단체에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를 개최하면 보통 10명에서 많게는 15명까지 참여한다. 9월에 개최한 제1회 홍천 청춘 페스티벌에는 3일간 50명이 넘는 청년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했다. 올해 홍천청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는 100명이 넘는 청년들이 참여를 했다. 높은 청년 참여율의 비결은 우리가 같은 청년의 관점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준비했다는 점이다. 청년들이 무엇을 하고 싶어 하고, 언제 시간이 한가한지 조사를 하고 고민한다. 그리고 그들이 관심을 가질 것 같은 홍보물로 인스타그램에 홍보한다. 

하지만 홍천군에서 진행하고 있는 각종 행사와 정책들은 홍천청년들의 취향과 여건을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 공공의 업무시간(오전 9시~오후 6시)에 맞춰 행사가 진행되어 근로를 하고 있는 청년들은 다양한 문화 체험 프로그램과 교육과정, 그리고 정책 간담회가 있어도 참여가 어렵다. 청년모임을 위해 장소를 대관하고자 할 때도 시간 적용은 마찬가지다. 대외적으로는 ‘모두’를 위한 기회지만, 이면에는 청년들의 여건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았다. 청년들은 안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참여의 기회로부터 철저히 소외되어오고 있었던 것임을 홍천에 살며 깨달았다. 

올해 4월, 그토록 고대하던 홍천청년 기본조례가 제정되었고 올해 말 홍천군은 청년 지원 부서 신설과 함께 홍천 청년정책 위원회 위원을 모집 중에 있다. 홍천은 이제 청년을 포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발을 떼었지만 아직까지 갈 길이 정말 멀다. 청년들은 그 준비의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우리는 원하는 건 명확하다. 다른 지역에서 청년들이 누리고 있는 것을 우리도 누리고 싶다. 이것은 엄연한 불평등이다. 다른 지역들의 청년 정책과 비슷한 수준을 따라갈 수 있도록 홍천군은 부지런히 노력해야 하며 강원도는 지역 밖 청년 유입도 중요하지만 모든 지자체들이 지역 내 청년들을 공공정책의 기획과 추진 과정에서 소외시키지 않도록 세부적인 가이드라인과 지표를 제시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 정책을 만들 때 청년 의견을 필수로 포함해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던지, 지자체별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의 수와 규모에 관한 통계를 주기적으로 집계해 공유함으로써 지자체 간 선의의 경쟁을 하도록 촉진하는 방법을 들 수 있겠다. 이제는 떠나는 청년들을 탓할 게 아니라 우리가 그동안 어떻게 지역의 청년들을 공공의 영역에서 소외시켜왔으며 얼마나 그들에게 무관심했는지를 자문하고 반성해 봐야 할 때다. 모든 답은 청년들에게 질문을 던짐으로써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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